[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대한민국 구석구석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달리고 달려
관광도시 속초로 친구와 여행을 와봤습니다
<1일차>
첫 목적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물회집 중 하나인
속초 항아리 물회입니다
속초 대표 음식인 물회와 오징어 순대를 시켰습니다
문어, 도다리, 광어, 성게 등등 쉽게 구할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적당히 매콤하고 상콤한 양념장과 조합했어요
아주 성공적인 식사였숩나더

아바이마을 가는 길에 정겨운 분위기의 붕어빵 카페가 있어서
가볍게 붕어빵 한 마리 했습니다
"붕어당"

"어느 멋진 날 카페"
미적 감각 가득한 디저트 메뉴들로 유명한 카페입니다
특이한 모양의 솜사탕, 눈 달린 파인애플, 대관람차빵, 토끼푸딩 등등
사장님의 정체가 궁금해지네요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는 아주 깨끗했습니다
동해바다를 보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만점짜리 카페!

서서히 내려드는 노을을 따라
동해안을 걷다 보니
저 멀리 어선들의 눈이 되어주는 등대가 보였습니다
혼자 바다 한 가운데 우뚝 솟아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받는 모습이
마치 우리 아빠 같네요^^

등대 뒷쪽의 웅장한 자태의 설악산에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병풍처럼 드넓게 펼쳐진 태백 산맥을 보다 보니
옛 성현들이 왜 자연을 사모했는지
왜 병풍을 세웠는지
왜 수묵화를 그렸었는지 알겠더라고요
호랑이의 무늬같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호남 위주의 국내여행에 권태감을 느끼던 찰나
가슴 속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광경이었어요

걷다보니 아바이 마을이 나왔습니다
아바이 마을은 1951년 한국군과 함께 남하한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의 집단촌입니다
20년 전 드라마 가을동화 주인공 동상도 있습니다
태어나기 전이라 무슨 드라마인지는 모르겠네요

아바이마을의 골목 깊숙이 위치한 생선구이 식당
88생선구이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1인 19,000원의 모듬정식은(단일메뉴) 꽁치, 고등어, 삼치, 메로, 황열갱이, 오징어, 청어, 가자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손질해먹기 귀찮은 생선들을 숯불에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식당 자체에 큰 매력을 느끼진 못했어요

숙소는 체스터톤스 호텔입니다
주위 관광지와 가깝고
침구류, 수건, 어매니티가 다 깨끗하게 갖춰진 만족스러운 호텔이었어요
2인 8만원이면 가성비도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5점 만점에 4. 6점!

<2일차>
어제 밤 티비 보면서 친구랑 떠들다가 늦게 자는 바람에
거의 11시가 다 되어서야 호텔 밖을 나섰습니다;;
배고파서 바로 속초중앙시장으로 가봤어요
(속초중앙시장=속초수산시장)
겨울인데도 인파로 북적북적
속초의 한국적인 매력을 느끼고자 많은 사람들이 찾은 듯 합니다

닭강정, 게살볶음밥, 감자전, 떡볶이와 순대를 먹었는데
저는 감자전이 가장 좋았습니다
여기서는 강원도 통감자를 즉석에서 갈아
정성것 구워내는 진짜 감자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재료비 아낄라고 감자 전분만 잔뜩 첨가하는 식당은 이제 안 가려고 해요


시장 상인 50프로는 외국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팥죽을 필리핀 사람이 쑤고 김치전은 말레이시아 청년이 부치고 있었어요
호객 행위도 서툰 한국말로 동남아 사람이 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조차도 더이상 한국같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뉴스로만 보던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유입, 다문화 사회, 지방 붕괴, 청년 수도권 이주 문제 등등 대한민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직접 보고 느꼈습니다
나라가 썩어갈 동안 붕당싸움이나 하는 어른들 참 한심합니다

이제 마지막 행선지
영금정으로 가봅시다아
아 그전에!
영금정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아~~주 유명한 젤라또 가게가 있습니다
"라도래요"
쑥 젤라또, 감자 젤라도, 속초 커피 젤라또 등등 지역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메뉴들로 가득한 정말 특별한 가게였어요
식감, 맛 또한 훌륭했습니다
또, 이런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야 동네가 살기 때문에
100점 만점에 100점

영금정에 도착했습니다
"영금정"은
파도가 바위에 부딪힐 때 나는 신묘한 율곡이 마치 거문고 소리와 같다 하여 지어진 이름입니다
참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네요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묵은 때가 씻겨나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휴학생이라 때는 없어요)

깊고 푸른 동해 바다처럼
성숙하고 멋진 남자가 되어야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