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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전라북도 장수군] 혼자 가는 뚜벅이 여행 / 모르고 가면 후회하는 여행 정보

by teriworld0904 2024. 9. 30.

1. 교통

장수군은 시외버스를 이용해 갈 수 있습니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 장수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

출처: 전주시외버스터미널 홈페이지


장수시외버스터미널 ->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

출처: 장수군 웹사이트


2. 여행 꿀팁

a. 전주역에서 나눠주는 책자를 활용해 보세요!

 

장수의 모든 관광 명소, 인터넷에 없는 숨겨진 경치 맛집도 있습니다

저는 정~~말 꼼꼼하게 잘 읽어봅니다

b. 여행 코스 정리한 사진입니다



3. 여행 코스

장수군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아침은 "진미회관"에서 해결했어요
동네 어르신들이 많이 찾으시는 식당이라고 버스 기사님이 추천해주셨습니다

육개장을 시켜 먹었는데

솔직히 맛은 그닥..깊은 맛이 전혀 안느껴집니다

라면스프 맛 나는 건 왜그런 건지 모르겠습니다

김치도 중국산인 것 같아요 매운맛이 겉돕니다

진미회관 육개장

맘에는 안들었지만 대충 배를 채우고
자전거를 타고 장안산 군립공원 주차장까지 가봤어요
(8km 1시간)
차가 없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좋았지만
가는길이 엄청 구불구불하고 오르막길이
너무 많아서 죽을 뻔 했습니다

산 중턱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이에요..

평지이길 기대하고 갔던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땀이 엄 청 많이 났어요

하....


택시타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대중교통은 노선이 없답니다

 

그래도 긍정적이게 생각해보자면
중간 중간 전망이 좋은 곳들이 군데군데 있는데
용림저수지에서 보는 장안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에는 너무 커서 호수인줄 알았어요

날이 좋으면 하늘이 호수에 비쳐 거울같답니다

용림저수지

장안산군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본격적으로
"방화동 생태길" 산책을 시작했어요

( 산책 코스 : 군립공원주차장 > 덕산계곡 > 윗, 아래 용소 > 방화폭포 > 군립공원주차장 )
약 1시간 30분 소요

장안산 군립공원 주차장

 

생태길의 매력은 화려함, 장엄함보다

소박함, 시원함 그리고 차분함인 것 같습니다

조용한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즐기게 돼요

공기도 좋다 보니 계속 걷게 됩니다

장안산 특유의 냄새가 향기롭습니다

소나무 냄새 잡초 냄새 이끼 특유의 비린내 등등이 섞여서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줍니다

 

(이과가 이정도면 문과틱하게 잘 썼죠~~)


방화폭포는 비가 안 내려 볼 수 없었어요
생태길 제일의 비경이라고 하는데ㅠㅠㅜㅠ

너무 아쉽네요

방화폭포

 

쿠팡으로 주문한 밀집 모자를 쓰고 돌아다녔습니다

엄청나게 커서 그런지 모든 사람이 다 쳐다봤습니다

영감을 준 건 원피스 루피인데

지금 보니 좀 부끄럽네요.. 

앞으로 쓸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생태길을 돌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으려니 까마득해서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카카오택시 전혀 안되고
콜택시 회사 여러 군데에 전화해 봤는데 대부분 폐업했고
딱 한 분이 받아주셨어요! 다만 트렁크가 많이 작은 차였습니다ㅜㅠ

장수군 콜택시 전화번호
063-351-5454


장수 승마 레저파크에서 내렸어요
말을 배워본 경험이 있어 혼자 탔습니다

(저는 승마를 두바이에서 배웠어요^^)
처음 안 사실인데
말들이 몸을 부르르 떠는 이유가 파리를 쫓아내기 위함이었어요....!

 

저는 말 똥내랑 몸에서 나는 냄새가 썩..좋진 않더라고요

10분정도 빨리 타보고 바로 내렸어요

 

아 이 말 친구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밥 먹은 지 얼마 안됐는지

계속 멈춰서 똥싸더라고요

거 참..

 

장수 승마레저파크

저녁은 "장수 한우 명품관"에서 먹었습니다
승마장 인솔자분이 추천해주신 식당이에요
지역 주민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라고 해요
육회비빔밥을 시켰는데 (12,000원)
제가 살면서 먹어본 육회 비빔밥 중에 제일 맛있어요!!

한우, 사과 등등 장수 특산물도 따로 팔고 계셨어요

많이 큰 식당이랍니다

장수한우명품관


식당 근처 논개사당에 들러 보았어요
논개는 조선 선조 시대의 기생으로
임진왜란 당시 일본 장군을 안은 채
강에 뛰어들어 장군과 함께 죽은 인물이에요

나도 그 시대 사람이었으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논개 사당

사당 옆 저수지에서도 사진을 찍어보았어요

동만3저수지

우연히 저수지 길을 따라 걷다 장수 가야 홍보관
발견했어요
가야는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 연맹체입니다

가야의 다양한 유물이 꾸준히 출토되면서
가야를 완전한 고대 국가로 인정해야 하느냐
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교과서에 삼국시대가 아니라 사국시대로 바뀔 날이 올까요?

살짝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글이 너무 많고 내용이 중구난방이라 가독성이 떨어졌습니다

안 그래도 장수가야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인데 

다가가기 쉬운 방법으로 홍보관을 디자인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장수가야홍보관

여행 막바지
버스터미널 근처
장수 사과빵에 들렀어요
특색있는 카페였어요!

 

사과빵이 할인중이라 하나 사서 먹어봤습니다

정말 달고 맛있었어요 슈크림빵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사과잼과 반죽이 섞여 부드럽고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사과모양도 정말 귀엽죠!

 

장수 사과빵


마지막으로 군청 앞 의암송을 봤어요
나이가 400살 정도로 추정되는 소나무로
논개의 절개와 같이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여
의암송이라고 불립니다

배울게 많네요..
나무보다 못한 인간이 되면 안되겠죠..

문득 든 생각인데

지금까지 절개, 의는 잘 지키지 않은 것 같아요

친구랑 싸우고 자존심 내세울 줄만 알았지

진정 남을 위해 뭔가 희생할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

대치동에서 공부로 옆 친구랑 경쟁하고 잠재적 경쟁자로만 보던 이기적인 인간..

국내를 돌아다니며 정말 배우는 게 많네요

 

군청 앞 의암송

+

생태길을 돌며 전주에서 오신 어르신 두 분과 어쩌다 보니 말을 트게 됐어요

92세 전직 목사님과 아내분이셨습니다

계곡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인생 얘기를 많이 듣게 되었어요

 

그중 정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그분들이 국내여행을 대하는 시각입니다.

저는 국내를 돌며 그냥 와 예쁘다~ 와 재밌다~ 이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 않습니다

딱히 역사를 배우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흐르는 대로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은 일제시대, 독재정권, 민주화 등등..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장소를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했습니다

 

예를 들면, 그분들은 새만금 방조제를 볼 때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 기술을 배워 자주적으로 둑을 쌓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감격스럽고

 

군산의 상인들, 어부들이 활발히 드나드는 활기찬 항구의 모습을 볼 때

이것이 진정한 한국, 우리의 정신이 깃든 소중한 영토구나..

뿌듯한 마음에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수많은 고층빌딩이 즐비한 강남 거리를 거닐 때

우리 민족이 열등한 민족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살갗으로 느끼셨다고도 했습니다

논밭과 갯벌에서 시작해 강대국 선진국을 만들어 낸 우리들의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말씀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네요..

 

또 끝으로 요즘 세대 사람들이 정말 살기 힘들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끝없는 공부, 이미 포화된 투자 시장, 빈부 격차..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풍요롭지만 행복하지 않고 모순적인 이 세상이 

억울하진 않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전쟁과 굶주림 독재를 겪고 밑바닥부터 한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능력만 좋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경쟁 시장이거든요

저는 그 경쟁에서 이길겁니다

 

-끝-